"세월호 10주기, KBS 다큐 방송하라"

3일 저녁 KBS본관 앞 방송복원과 언론장악 저지 행동의 날

기자뉴스 김철관 기자 | 입력 : 2024/04/04 [21:20]

▲ 3일 저녁 KBS본관 앞에서 열린 '방송복원과 언론장악 저지 행동의 날' 촛불시위 집회 모습이다.  © 임순혜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오는 18일 방영 예정이었던 10주기 다큐에 대해 KBS 사측의 불방 방침이 알려지자, 시민들이 나서 즉각 방영을 촉구했다.

 

3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참여연대, 민언련, 언론노조 등 90여개 노동·언론·시민사회단체들이 모인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주최로 ‘방송복원과 언론장악 저지 행동의 날’ 촛불시위 집회가 개최됐다.

 

지난 2월 21일(수)부터 매주 수요일 KBS본관 앞에서 진행한 촛불시위는 이날 7차였고,  시위 참가자들은 “세월호 10주기 다큐, 예정대로 방영하라, 공영미디어 파괴를 멈추고 언론의 공공성을 복원하라”라고 외쳤다.

 

첫 번째 발언을 한 언론노조 박상현 8대 KBS본부장은 “류희림 같은 사람을 배출해 요즘 방심위에 시달리는 MBC 동지들에게 미안하고, 김백 같은 사람을 배출해 또 다른 어려움에 빠지고 있는 YTN 동지들에게 죄송하고 그리고 또다시 KBS 앞을 찾아 싸울 수밖에 없는, 시민여러분에게 죄송하다”며 “하지만 언론노동자들이 맞서 싸우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권에 자유로운 국민의 언론이 되기 위해 저희들은 맞서 싸우겠다”며 “시민여러분들과 함께 정권의 언론장악에 맞서 싸워나가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고은상 MBC기자협회장은 “윤석열 정부 2년 동안 MBC에 정말 무수히 많은 일들이 있었다”라며 “대통령 전용기 탑승배제, MBC기자들에 대한 수사와 압수수색, 국세청의 고강도 세무조사, 방통위의 방문진 이사장 해임, 감사원의 조사와 감사 그리고 매일같이 방송통신심의위에서 MBC에 대해 중징계가 떨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라는 자는 ‘MBC 잘 들어’라며 언론인 상대 회칼 테러사건을 언급했다”며 “정말 참담하고 끔찍하다, 입틀막 정권이다, 시민들의 입을 틀어막는 것은 물론이고 언론에 재갈을 물려 길들이고 장악하려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MBC 기자들은 끝까지 싸우겠다”며 “보도해야 할 것들을 보도하겠다, 공영방송의 최소한의 책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 공영방송을 저들의 전리품정도로 여기는 저들이 들어서면 늘 낙하산 사장을 내려 보내고, 올바르게 얘기하고 전달하는 직원들을 내쫒는다, 이런 악순환을 시민들께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언론노조 고한석 YTN지부장, 송지현 TBS지부장, 김진희 방심위지부장 등도 정권의 언론장악의 부당성을 호소했다.

 

이어 홍주환 독립언론 <뉴스타파> 기자는 “대선 여론공작의 주범이라며 지난해 9월 14일 뉴스타파 뉴스룸을 압수수색했고, 지난해 12월 언론사 최초로 언론사 대표 집까지 압수수색을 했다, 그리고 7개월이 흘렀지만 지금까지 나오는 것이 뭐가 있냐”라며 “그동안 검찰이 뉴스타파 기자 두 명에 대한 피의자 조사가 전부였다, 수사를 시작할 때는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특정 정당과 짜고 보도를 한 것처럼 떠들더니, 지금 나온 물증이 뭐가 있냐”라고 반문했다.

 

서울대학교 자치언론 김한결 <서울대저널> 기자는 “서울대저널은 운영권과 편집권이 소속 학생 기자에게 있다”며 “대학본부와 독립해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고 있는 독립 언론”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은 지금, 기억이 권력이라는 말의 의미를 새삼 되새긴다”며 “기억은 곧 힘이다, 우리는 기억하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공영방송 KBS에게는 소외되고 주목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우릴 공적 책무가 있다, 권력을 견제하고 비판함으로써 건강한 시민사회를 만들고 공공의 이익을 도모해야한다, 그게 언론의 사명이고 저널리즘의 가치라고 배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목도하는 현실을 우리가 배워온 언론의 가치를 의심하게 만든다, 공영방송과 언론계 전반을 상대로 탄압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합리적 명분을 찾아볼 수 없다, 민주적 숙의과정도 결여돼 있다, 권력의 심기를 거스르는 보도는 곧 가짜뉴스로 명명돼 제재부터 이루어지고 있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이태원참사 유가족인 강민아(KBS 직원) 씨는 “KBS 직원이 아닌 이태원 유가족으로 이 자리에 섰다”라며 “조카 상은이를 이태원참사 때 떠나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은 걸핏하면 자유를 얘기하지만, 대통령하고 그 가족의 자유 외에 국민 누구에 자유도 지켜주지 않고 있다”며 “이태원참사에서 별이 된 159명의 청년들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의무가 있는 정부가 그 일을 태만이하고 방관해 정부가 죽인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세월호참사 때 우리 회사(KBS)가보였던 비겁한 모습들을 뚜렷하게 기억한다”라며 “KBS는 여러 가지 이유로 세월호참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라고 밝혔다. 그는 “세월호 참사 10년 다큐가 터무니없는 이유로 불방이 될 처지”라며 “참사 10년이 지난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못할망정 상처를 주지 말자”라고 호소했다.

 

김종기 세월호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2014년 4월 16일 국가는 없었고, 대한민국 언론은 무주공산인 그곳에서 시신을 담은 지퍼백을 열고 카메라를 찍고 울부짖은 유가족의 입에 마이크를 되고, 비통해하는 유가족의 가슴에 비수를 꼽는 그런 민낯을 보였다”며 “어떻게 지금의 KBS가 10년 전의 KBS로 돌아갈 수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10주기 다큐가 불방되는 것은 단순한 것이 아닌, 언론장악과 언론의 역할을 말살하려는 첫 신호탄”이라고도 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윤석열 정권의 언론 탄압의 현실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고, 참가자들은 “언론장악 저지하자, 공영방송 지켜내자”라는 구호를 연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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