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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가해자 '무혐의'로 본 또다른 '인권'의 중요성
[칼럼] 박재동 화백의 '기획미투' 논란 촉발한 기사 삭제에서 느낀 점
 
기자뉴스 김철관 기자 기사입력  2020/08/09 [22:16]

박재동 화백의 미투 의혹과 관련해 경향신문 강진구 기자의 기사 삭제를 보면서 왠지 확증편향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확증편향이란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면서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진보 성향의 사람들은 진보성을 갖는 글에 확증편향을 갖고 있고, 보수 성향은 사람들은 보수성을 갖는 글에 확증편향을 갖고 있다고 한다.

 

특히 1인 미디어인 유튜브를 보더러도 또 같은 사건을 놓고 보수와 진보적인 유튜버들이 생각하는 맥락과 주장과 해석이 너무나 다르다. 서로 확증편향의 정보를 가지고 방송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확증편향을 두고 진보와 보수의 양단을 나눠 여론을 분열시키는 잘못된 것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정보의 선택에 있어 확증편향을 가지는 것을 잘못이라고 속단할 수 없다. 좋아하는 지지자의 글이나 기자들의 글을 계속 좋아하는 펜덤 현상을 나쁘게만 바라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론인이나 기자는 다르다. 물론 언론인이나 기자도 확증편향의 글을 쓸 수 있다. 해설이나 사설, 칼럼 등에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 생각이나 가치관, 철학 등의 주장을 가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과 진실을 기초로 한 스트레이트 기사에서는 다르다.

 

요즘 가짜뉴스가 더욱 문제가 된 이유는 사실을 근거로 써야할 스트레이트 기사에 거짓이나 추측과 예단을 해 쓰는 보도 경향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들이 존재할 이유는 자유로운 취재와 공정한 보도를 통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이를 통해 건전한 여론을 조성하는 데 있다.

 

하지만 자유로운 취재와 공정한 보도를 위해서는 전제가 돼야 할 점이 있다. 바로 언론인들의 사회적 책임이다. 자유로움 속에서 공정하게 취재를 했지만, 자신의 기사로 인해 발생할 사생활침해, 명예훼손, 초상권 등의 인권침해를 유념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박재동 화백의 기획 미투의혹이 불거졌다. 과거 SBS보도로 촉발된 박 화백의 미투 보도는 피해자 위주의 일방보도만 했기에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언론의 기본책무 중 하나는 기사가 좀 더디더라도 사실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을 확인하려면 피해자와 동시에 가해자의 입장도 충분히 듣고 중립적인 보도를 해야 한다.

 

경향신문 강진구 기자가 최근 보도한 박재동 화백 기획 미투 관련 기사가 삭제됐다. 아무리 내용을 확인해 봐도, SBS보도처럼 어느 일방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이해 관계자 양측의 내용을 한데 묶어 소개했다. 그런데도 경향신문이 강진구 기자의 징계를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가짜뉴스가 판치고 있는 이때, 가짜뉴스도 아닌, 충실히 취재한 기자의 기사를 삭제한 것도 모자라, 징계까지 운운한 것은 편집권이 독립됐다고 하는 경향신문의 행태라니 착잡하기 그지없다.

 

특히 박재동 화백 미투 관련 기사를 놓고 경향신문 내부 후배기자들의 반발이 컸다고 한다. 물론 공동체 안에서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중심 보도를 해야 한다는 경향신문의 후배 기자들도 한쪽 정보에 비중을 두는 것이 아닌지. 아니라면 삭제한 강 기자의 글을 살려 두고, 그 글이 왜 문제가 되는지 알리는 보도를 통해 독자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면 어떨까.

 

특히 박 화백의 기획 미투 논란으로 전개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기자협회 회원사의 문제이고, 언론노동자들의 문제인데, 한국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의 침묵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중요한 사안에 대해 전국 1만 여명의 기자회원을 둔 한국기자협회의 입장이 무엇인지, 언론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전국언론노조의 입장이 궁금하다.

 

과거 프랑스의 유력 신문에서 한 기자가 취재한 글을 놓고 그 다음날 다른 기자가 지면을 통해 반론을 제기했던 글을 본적이 있다. 옳고 그름에 대해 독자들의 판단에 맡기자는 의미라고 느껴졌다. 신문사 내부 기자들이 쓴 글의 찬반 논란을, 크로스 컨트롤을 통해 독자들에게 판단을 하게 한 글이라서 인상적이었다.

 

물론 피해자 인권보호 중심의 기사가 중요하다. 하지만 혹여 법적인 판단으로 가해자에 무죄가 선고된다면 가해자가 그동안 받았을 언론보도에 의한 인권 유린은 누가 보상을 할 것인가. 최근 미투 사건에 연루된 오달수 등 연예인의 소송에서 무혐의 결정을 보면서 느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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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8/09 [22:16]  최종편집: ⓒ 인터넷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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