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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유린 보도, 엄혹한 처벌 마련해야"
[인터뷰] 언론관 밝힌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
 
기자뉴스 김철관 기자 기사입력  2020/07/27 [23:18]

 

▲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     © 기자뉴스


우리사회에서 가장 큰 갑이 언론이다. 언론 다음은 검찰이라고 생각한다. 이 두 기관이 합작하면 뭐든지 다 해치우는 그런 세상이 될 것이다. 특히 언론이 강하기 때문에 정치인, 기업인 등 모두 다 약한 존재가 된다. 언론개혁과 검찰개혁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이 오랜 만에 언론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런 계기는 한 언론이 민중미술의 뿌리로 알려진, 민중미술 동인인 현실과 발언창립 40주년을 기념한 그룹전에 그가 전시한 바이러스 시리즈작품을 비하하고 조롱을 했기 때문이다. 동인전은 지난 1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서울 북촌 학고재화랑에서 열린다.

 

이날 박 화백은 자신의 작품을 보도한 <조선일보> 기사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했다.

 

박재동 화백이 학고재에 전시한 작품은 3점의 바이러스 시리즈이다. 첫 번째 작품은 김어준을 언론과 검찰이라는 바이러스와 싸우는 의병대장으로 그렸다. 두 번째 그림은 진짜 바이러스와 싸우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다. 세 번째는 북한 김여정 부부장의 그림으로 그에게는 대북 삐라가 바이러스처럼 느껴질 것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박 화백은 바이러스 시리즈에 대해 지금 우리 시대 현재 상황에 관심거리와 화두를 작품화했다20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카페에서 박재동 화백을 만났다.

 

먼저 박 화백은 어느 누구든 사실과 진실여부를 떠나 언론이 부정적으로 보도해 버리면 엄청난 상처를 입는다고 피력했다.

 

언론에서 부정적으로 집중 보도를 하면 누구든지 어마어마한 상처를 입는다. 언론이 이것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 이런 무기를 갖는 언론이 오보라든지 가짜뉴스에 대해 너무나도 너그럽다.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인권을 유린한 보도에 대해 엄혹하게 처벌을 하는 법적 장치가 필요할 것 같다.”

 

이어 그는 자연스레 지난 18<조선일보>가 보도한 김어준이 언론·검찰 바이러스와 싸우는 의병대장?’ 기사를 보고 황당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보도를 보고 황당했다. 기자가 직접 전시장에 와 작품을 설명하라고 해 했지만 이렇게 조롱하고 비하한 기사가 나올 줄 몰랐다. 기사를 보면서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납득할 수 없고 악의적으로 나를 공격한 기사로 보였다. 제목 김어준이 언론·검찰바이러스와 싸우는 의병대장?’이 특히 문제였다. 현재 가짜뉴스, 검언유착 등으로 언론의 민낯이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고, 언론개혁과 검찰개혁, 정치개혁이 화두인 시대에 <조선일보>가 나에 대해 소설 같은 기사를 쓴 것에 대해 정말 불쾌했다. 김어준이 제대로 된 방송시스템이 아닌 열악한 유튜브 방송으로 혼자 언론과 검찰과 정치 개혁을 위해 고투하고 있는 모습을 창작해 그린 그림에 의병대장이라고 한 표현이 뭐가 잘못된 일인지, 작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창작한 그림에 제목을 붙인 것인데, 이것을 <조선일보>가 곡해한 기사를 쓴 것을 보니 정말 한심했다.”

 

박재동 화백은 <조선일보>실제 기사내용 중 잘못된 점을 지적했다.

 

기사 중 박 씨가 제작한 초상화는 현실을 왜곡해 전달할 수 있어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제기 된다라는 내용이 있는데, 현실을 누가 왜곡했는가. 또한 한 미술계 인사가 코멘트를 통해 표현의 자유는 존중돼야 하지만 예술성 대신 스캔들리즘으로 쏠리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을 했다. 스캔들리즘으로 표현한 자체가 작가의 창작 능력을 무시한 것이다. 작품이 누구를 인격적으로 명예훼손을 했다든지, 팩트가 틀려 명예훼손을 했다든지 그런 것은 문제 삼을 수 있겠지만, 나머지는 작가의 창의력이 깃든 작품이다. 그리고 김여준의 작품을 두고 현 정권에 유리한 편파적인 시각과 음모론으로 자주 비판받는 방송인이라는 내용도 김어준을 교묘하게 비아냥거린 것이다. 김여정을 두고 순정만화 같은 미화라고 했는데, 김여정은 제 전시 작품처럼 생겼다. 미화라고 붙인 것 자체가 친북작가인 것처럼 느끼게 하기 위함이다. 특히 기사 말미에 전시와 전혀 관련이 없고, 소송 중인 사건인 미투까지 끼어 넣어 쓴 것 자체가 나를 공격하기 위한 그런 보도라고 느껴진다.”

  

그는 40주년이 된 민중미술 동인인 현실과 발언의 활동과 역사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번 그룹 전시 동인의 이름이 현실과 발언인데, 과거 군부독재에서 민주화 전까지 작가들이 현실을 얘기할 수 없는 오랜 시간이 이어졌다. 작품이나 발언을 통해 현실을 표현할 수 없는 시대였다. 심지어 그림에 빨간색만 써도 빨갱이라고 잡아가는 시대였다. 억눌려 사회현실에 대해 전혀 말을 할 수 없었다. 1979현실과 발언이라는 작가 그룹을 결성해 작품으로 발언을 하기 시작했다. 17명의 동인이 참여했다. 올해로 40주년이 됐다. 당시부터 현실적인 얘기를 시작했다. 문예진흥원 회관에서 첫 전시를 했고, 탄압이 이어질까 봐 눈에 띄지 않게 전시장의 불을 끄고 했다가 쫓겨났다.

 

그래서 다른 곳으로 옮겨 전시를 했다. 아무도 모르게 촛불을 켜고 작품을 볼 때도 있었다. 이런 행동이 다른 젊은 작가들에게 굉장한 충격을 줬고,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어떤 현실이든 표현해도 되는 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이후 노동현장, 시위현장 등을 표현한 민중미술운동이 활발히 전개됐다. 민주화와 약자들의 고난과 고통을 표현할 수 있었다. 민중미술운동이 활발해지자 당시 미술계에서 다양한 모습의 현실을 반영하는 작품들이 나왔다. 특히 내 같은 경우는 현실과 발언의 정신으로 <한겨레> 신문사에 입사해 현실을 바로 시사만화로 그렸다. 이런 것이 현실과 발언의 활동이고 역사이다.”

 

현재 서울 북촌 학고재에서는 현실과 발언동인 강요배, 김건희, 김정헌, 노원희. 민정기, 박불똥, 박재동, 성완경, 손장섭, 신경호, 심정수, 안규철, 이태호, 임옥상, 정동석, 주재환 등16명이 작품을 전시했다.

 

이날 박재동 화백은 과거 <한겨레> 신문사 시사만평을 그릴 때도 몇 가지을 원칙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먼저 팩트에 근거하지 않은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 두 번째는 역지사지했다. 내가 볼 때는 편한 입장이지만 상대방 입장에서 보면 여러 애로사항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고려해 그림을 그렸다. 내가 저 자리에 있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그림을 그렸다. 무책임하게 칼이 있다고 막 찌르고 보자는 식의 표현은 삼갔다. 세 번째는 역사의 법정에 섰을 때는 내 작품에 대해 어떤 근거로 그렸냐고 했을 때 할 말이 있어야 했다. 그냥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그렸다고 하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네 번째는 내가 잘못을 했을 때는 사과를 했다. 시사만화로 두 건이나 다음 날 만평 밑에 사과문을 게재한 적도 있다.”

 

이어 박 화백은 시사만화를 그려 독자들에게 사과한 사례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첫 사례는 공장 폐수로 수돗물 먹는 것을 풍자했다. 그런데 항의가 들어왔다. 수돗물을 오염시키는 것은 공장 폐수만 있는 것이 아니고 축산 폐수, 생활 폐수도 있다고 했다. 왜 공장폐수만 공격을 하느냐고 했다. 그 말이 맞았다. 그래서 다음날 만평 밑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두 번째 사례는 뭔가 사안이 잘못돼 삼천포로 빠졌네라고 표현했다. 곧바로 삼천포 시민들이 항의 전화를 했다. 그것도 죄송하다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언론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내가 쓴 기사가 심심하고 별 볼일 없어지는 점과 누군가에게 억울하게 한 점이 있다면 억울하게 하지 않는 쪽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작품이 좀 재미가 없더라도, 물론 작품이 재미없으면 끝장이지만, 그렇다고 해 팩트가 아닌 것, 과장 등으로 표현하면 안 된다는 의미이다. 언론이라는 것은 억울한 사람이 나오지 않게 해야 하는 것이 언론의 기본이다. 억울하든 말든 정적이면 무조건 죽이고 보자는 식의 보도는 언론이기를 포기한 것이다. 고 박원순 시장 장례식 기간만 보더라도 추측보도와 오보, 가짜뉴스가 많았다. 언론이 차분하고 냉정하게 보도를 해야 했었다. 특종 제일주의의 보도경쟁과 선정주의 보도가 우리 언론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 서울 북촌 학고재 전시장에 자신이 그린 작품 앞에 선 박재동 화백.. 좌로부터 바이러스 시리즈 김어준, 정은경, 김여정이다.     © 기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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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7/27 [23:18]  최종편집: ⓒ 인터넷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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