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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들을 위한 민주주의 어떻게 구현할까
[서평]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의 <되돌아보고 쓰다>
 
기자뉴스 김철관 기자 기사입력  2018/09/17 [16:18]
▲ 표지     © 기자뉴스

별명이 길거리 적폐세력이고, ‘전문 시위꾼’(경찰 은어로는 밥풀때기’)이다. 과거 정권은 반정부 세력이라고 불렀다. 정부에 반대한 적이 없다. 나쁜 정책을 펼친 집권세력과 행태에 반대했을 뿐이다. 나쁜 권력과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 전문가로 사회제도를 개선하려했다. 우리나라가 사람 사는 세상’, ‘사람이 먼저인 세상이 되는 것을 국민들과 함께 보고 싶다.”

-되돌아보고 쓰다본문 중에서-

 

최근 한 시민운동가가 자신을 성찰하면서 미래를 향한 바람을 담은 책을 냈다. 서점에 들려 반드시 사서 읽어 보겠다고 몇 번을 다짐했는데, 바쁜 일정으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미안하게도 저자에게 직접 받고서야 읽어 본 책이다.

 

지난 15일 오후 6시 약속 장소인 서울시 광진구 광문고등학교 정문에서 저자에게 책을 받았다. 그리고 책 이면에 쓴 친필 메모와 함께 기념촬영을 한 후 곧바로 헤어졌다. 아직도 그는 쉴 새 없이 바쁜 모습이었다. 헤어진 이후 지하철에서부터 집에 와 밤새 읽었던 책이 참여연대 전 사무처장을 지낸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의 <가난한 이들을 위한 민주주주의, 되돌아보고 쓰다>(북콤마, 20189)였다.

 

▲ 기자(김철관 한국인터넷기자협회장)가 저자인 안진걸 소장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 기자뉴스

 

이 책은 저자가 학생운동까지 포함해 30년 가까이 시민사회운동에 참여하는 동안 겪은 일과 투쟁해온 내력을 묶었다고나할까.

 

특히 책의 핵심은 지속가능한 강한 민주주의이었다. 그가 밝힌 강한 민주주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우리의 민주주의는 링컨이 말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민주주의를 넘어 가난한 이들의, 가난한 이들에 의한, 가난한 이들을 위한민주주의로 나가야 합니다. 동시에 평화의, 평화에 의한, 평화를 위한민주주의가 함께 실현된다면, 나는 그것이 가장 이상적인 민주주의, 더 좋은 민주주의, 그리고 지속가능하면서도 강한 민주주의라고 확산합니다.” -본문 중에서

 

저자가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19805, 광주시민군들이 김대중을 석방하라, 전두환은 물러가라는 광경을 목격했다. 화순 군민들이 그들을 위해 음식을 나르고 서로 다독이는 모습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는 것. 이후 그가 첫 큰 집회에 참석했던 것은 중학교 3학년 때인 고향 전남 화순에서였다.

 

특히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버스를 타고 화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대학생들의 시위로 도로가 막혀 차가 오도 가도 못하게 되자, 버스에 내려 자연스레 시위대에 결합해 ‘19805월 광주 시민 학살 주범 군사정권 타도하자를 외치며, 백골단 진압부대를 향해 돌을 던졌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과거나 지금이나 그의 삶의 모토는 억울한 일 없는 사회를 만들자이다. 최소한 사회적으로 억울한 일이 없어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입시시험을 치르는데 정작 외교부장관 자녀나 주요 정치인 자녀가 특채되거나, 중소기업을 운영하는데 재벌 대기업에 원천기술을 뺏기거나 단가 후려치기를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예전엔 사회주의나 사회민주주의 이론에 대해 고민했는데 꼭 그게 아니어도 좋으니 없이 사는 사람들이 존중받는 휴머니즘만큼은 반드시 구현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이윤보다 사람이 우선인 사회, 권력보다 인간이 중심이 된 경제체제와 문화를 말한다. 한 사람의 시민이 빈민이 되거나 사회적으로 실패했을 때도 복지의 따뜻한 혜택과 공동체의 응원을 받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본문 중에서

 

그는 이명박·박근혜 시대에 제일 많이 소환됐고 민형사상 기소를 당한 최다 기소자였다.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검경의 소환장이 날아오고 집과 사무실까지 압수수색을 당하면서 삶이 피곤하고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을 정도였다. 검경에서 몇 번씩, 법원에서도 몇 달에 한 번씩 소환장이 집으로 날아오니 동네 집배원 아저씨까지 자신을 알아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나야 내성이 생겼지만, 일반시민들까지 피해를 보는 것은 다른 문제다. 시민들을 집회에 나오지 못하게 하려고 집시법과 일반교통방해죄로 벌금형과 실형선고를 남발하는 참으로 난폭한 시대였다. 어쩔 때는 그만 두고 싶다가도 세월호 참사유가족, 가습기 살균제 참사 유가족, 부당해고 노동자, 시학비리 피해자, 고인이 된 송파 세 모녀, 학교 앞 도박장에 시달리는 용산 주민 같은 이들을 생각하면 정신이 번쩍 들었다.” -분문 중에서

 

저자가 자신을 성찰한 참된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 아내가 암과 사투를 하고 있는 예술가 윤민석 씨가 작곡한 헌법 제1의 의미, 대학시절 경찰에 연행돼 돈을 빌려준 건대생을 찾는 얘기, 재활용 장연희 아줌마의 일상, 지하철 잡상인이동상인으로 불러야 한 이유, 언론에 소개되지 않은 가족이 겪은 서울지하철 파업 등의 내용을 보면서 그의 삶의 철학을 되새기게 했다.

 

국정농단 촛불집회 때 초와 피켓을 나눠준 자원봉사자, 촛불집회가 끝나고 길거리 촛농을 제거한 자원봉사자, 크리스마스이브 때 무대 뒤편 상황실로 케이크와 빵을 사온 시민, 익명의 시민이 자신의 목걸이와 귀걸이를 모금함에 넣어주는 사연, 고구마 노점을 한 상인이 박근혜 즉각 사임하면 무조건 공짜라는 문구 등 2016, 2017년 최소한 1700만 명이 참여한 광화문 촛불시민들의 미담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헌법에 갑질 폭력금지를 넣으면 좋겠다는 주장도 펼쳤다. 최근 벌어진 일련의 재벌 폭력과 노동자들에 대한 사회 곳곳의 갑질을 보면 안타깝게도 재벌 공화국, 갑질 공화국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는 것이다. 헌법 제12항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쓰여 있다. 그러나 현실의 헌법 조문은 휴지조각에 불과하고, ‘권력은 재벌과 특권층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이 더 어울려 보인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바로 개헌을 하게 될 때 인간 존엄과 노동의 신성함을 대폭 강조하는 규정안을 만들자는 의미에서 시민 안진걸 개헌안을 선보였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노동 존중 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대한민국에서는 모든 종류의 갑질 폭력이 금지되며, 대한민국의 기초는 일하는 국민들과 신성한 노동이다. 이에 국가와 정부는 인간의 존엄성과 노동의 가치를 전면적·절대적으로 보장·보호해야 한다.” -본문 중에서

 

엄혹한 이명박-박근혜 정권시절 반값등록금 등 시위에 동참한 배우 박철민, 권해효, 김여진, 김제동, 김미화 등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고마움도 함께 전했다. 또한 민생운동에 동참한 정치인으로 이철희, 노회찬, 제윤경 등의 활동도 잔잔하게 소개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서울시장인 박원순 변호사, 서울시교육감인 조희연 교수, 김칠준 변호사, 김남근 변호사 등을 두고 민생운동을 출발시킨 장본인이라고 치켜세웠다.

 

저자는 나라 곳곳에서 사회경제적 약자들을 옹호하는 활동을 전개하는 NGO와 시민사회단체를 지지하면서 현재 80여 개 NGO를 작은 금액이나마 매달 정기 후원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경제민주화와 사회정의를 함께 추구하는 모임인 민생경제연구소를 여러 뜻있는 전문가들과 함께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더 좋은 민주주의, 더욱 인간적이고 따뜻한 공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드는 것이 평생의 꿈이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안진걸 소장에게 책 인증샷을 촬영해 보냈다.     © 기자뉴스


책을 추천하면서 책과 함께 사진을 찍어 보낸 박원순 서울시장은 저자를 두고 긴 세월 동안 소탈한 친구이자 가장 든든한 동지라고 표현했고, 최승호 MBC사장은 늘 뜨거운 가슴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고재열 <시시인> 기자는 대한민국 사회부 기자는 크게 안진걸을 아는 기자안진걸을 모르는 기자로 나뉜다라고 평가했다.

 

저자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지난해 <시사저널> 조사에서 NGO영향력 1위를 기록했고, 차세대 리더 부문에서 7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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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9/17 [16:18]  최종편집: ⓒ 인터넷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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