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청와대·행정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자수첩]문재인 대통령을 "찐따"라고 부르는 언론
국민일보 문 대통령 가리켜 "문찐" 비난... 교육현장, 법원 '찐따'는 욕설
 
기자뉴스 이준희 기자 기사입력  2017/12/27 [19:07]
▲ 이명박 전 정부 시절 국정원 심리전단의 활동으로 알려진 김대중 전 대통령 모욕 게시물. "찐따"라는 욕설이 사용됐다.     © 기자뉴스

 

최근 서울시교육청의 '2017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찐따'라는 비속어는 학교폭력(언어폭력)의 유형에 해당되는 것으로 발표됐다. 서울 성동구 행현초등학교 투신 기도 학생도 "찐따" 등 학교폭력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도 '찐따' 등 욕설문자는 학교폭력에 해당되는 것으로 판결한 바 있다. 

 

이 '찐따'라는 욕설은 2011년 9월 당시 이명박 전 정부의 원세훈 전 국정원장 휘하의 심리전단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얼굴을 뒷배경으로 '김대중을 중국어로 읽으면 jin da zhong(찐따종), 13억 짱깨들도 인정하는 글로벌 찐따라는 뜻'의 모욕적인 합성사진에도 악랄하게 사용된 바 있다. 이 불법적 게시물은 극우 일베 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최근까지도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모욕적인 욕설인 "찐따"라는 비속어를 국민일보가 자사 칼럼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키는 명칭으로 사용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는 27일 오후 김혜림 산업부 선임기자의 기명칼럼 '[내일을 열며-김혜림] ‘문찐’ 출산 대책은 헛수고'을 통해 "이 나라를 이끌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도 문찐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듭니다."라며 문 대통령의 지난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6기 저출산 고령화사회위원회에서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문제는 문 대통령의 저출산 고령화대책에 대한 인식을 문제 삼으면서 이를 "‘문재인’ ‘문빠’ ‘진짜 문빠’" 등을 동원하면서 "떠올리는 분이 계신다면 역시 문찐"이라며 "문찐은 ‘문화 찐따’의 준말로, 문화나 문명에 소외되어 트렌드(유행)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라고 강변했다. 문 대통령을 졸지에 "찐따"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우리말에는 '찐따'라는 전북 방언이 있으며 이는 '절름발이'의 뜻으로 사용된다. '문찐'의 원래 말인 '문화 찐따'는 명백히 욕설에 해당하는 비속어이다. 이를 '신조어'로 해석하는 것은 일면만 본 것이다. 

 

욕설 "찐따"의 어원에 대해서는 대표적으로 일제강점기 때 '침바'(절름발이)라는 일본어로 유입돼 사용됐다는 설과 한국전쟁 이후 광범위하게 유포된 지뢰를 밟았다가 다리를 잃은 이를 지칭하는 비속어로 쓰였다는 두 가지 주장이 있다.  

 

하지만 "찐따"라는 비속어의 어원이 어찌됐든간에 교육현장에서는 이를 학교폭력(언어폭력)에 해당하는 욕설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 이러한 욕설을 듣고 자살을 기도하는 피해 학생의 사례까지 속출하고 있는 마당에 굳이 문재인 대통령의 저출산 고령화 사회 대책에 대한 인식을 비판하는 데 갖다 쓸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언론사마다 고유의 논조가 있을 수 있다. 또한 모든 언론이 이구동성으로 같은 목소리를 낼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향해서 신조어라는 미명 아래 "문찐"이라며 욕설적 언어를 동원해 비판을 가할 정도로 문재인 정부가 형편없는(?) 저출산 고령화 정책을 실행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불과 이제 걸음마조차 못 뗀 7개월된 정부다. 지난 9년 적폐 정권에서조차 실패했던 저출산 고령화 정책에 대해서는 이 언론사가 같은 논조로 "이찐", "박찐'이라고 비판했는지 들어본 바가 없다.  

 

최근 연말을 앞두고 극우매체 <뉴스타운>은 "청와대가 탄저균 백신을 맞았을 것"이라고 강변을 했다. 불과 며칠 되지도 않았다. 이제는 대통령을 가리켜 "문화 찐따"라고 강변하는 언론사도 등장했다. "문찐" 막 나가도 너무 나갔다. 

 

촛불시민혁명이 탄생시킨 대통령을 하루아침에 "찐따"로 만들어버리는 언론을 '정론'이라고 할 수 있을까? 파사현정(破邪顯正), 사악함을 부수고 정도를 바로 세운다는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보는 세모 밑이다.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기사입력: 2017/12/27 [19:07]  최종편집: ⓒ 인터넷기자협회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