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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신 작가 "남은 꿈은 '이야기하는 바람' 되는 것"
24일 장편소설 《유리》 출간 앞서 작가의 말 공개
 
기자뉴스 이준희 기자 기사입력  2017/11/23 [23:32]
▲ 박범신 작가.     © 기자뉴스 이준희 기자

 

"소설《유리》는 지금까지의 내 소설에 비해 스케일이 무지 크고 아주 재미있어요."

 

장편소설 《유리》출간을 앞둔 박범신 작가가 자신의 팬클럽 와사등 카페에 작가의 말을 미리 공개했다. 

 

박 작가가 소설을 다시 펴낸 것은 '소소한 풍경' 이후 3년 7개월 만이다. 이번에 출간하는 《유리》는 근대 동아시아의 고난에 찬 백년 역사를 아나키스트인 주인공 유리의 삶에 오버랩해 탄생한 작품이다. 박 작가는 지난해 상반기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유리'를 연재한 바 있다. 당시 연재했던 분량에다 올 여름 후반부 스토리를 보강한 《유리》는 총 590페이지 분량에 달한다. 

  

박 작가는 자신의 오랜 고질병인 귓병이 《유리》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주인공 ‘유리流離’는 1915년 태어나 2015년에 죽는데, ‘걸식乞食’과 함께, 풍운의 근대 백 년, 동아시아를 숨 가쁘게 내닫는 맨발의 사나이 유리의 백 년 인생을 그리면서 박 작가가 자주 맞닥뜨린 건 내 안에 은닉되어 있는 꿈의 실체였다고 말한다.

 

박 작가는 "애초 착한 지향을 갖었다해도 집단으로 묶이면 죄악을 수반한다. 그러므로 무엇으로 어떻게 살든지 간에 아나키즘의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유리’는 은닉돼 있던 내 꿈의 사실적인 변용이라고 밝혔다. 

 

▲ 박범신 작가.     © 기자뉴스

 

박 작가는 오로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기에 소설 《유리》를 무겁게 쓰지 않으려고 했다고 한다. 《유리》를 쓰는 동안 늘 책상 앞에 아시아전도를 붙여놓았다.

 

"‘길은…… 우리를 속여왔다’는 생텍쥐페리의 문장을 잊지 않으려고 애썼고, 앞서가는 사람이 길을 만든다는 식의 잠언에 속지 않으려고 주의를 기울였다. 그러면서도 나는 거침없이 썼다. 이야기는 절로 아귀가 맞춰졌고 문장은 손끝에서 스스로 완결되는 느낌이었다. ‘행복한 글쓰기’에 도달했다고나 할까, 퇴고과정에서 오백여 매나 되는 원고를 더 써보탠 지난여름에도 내내 그러했다."

 

탈고 과정에서 박 작가는 '자유의 문’에 다가서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박 작가는 그 과정에서 "매일 상승하고 매일 추락하는 일. 끔찍한 생성 황홀한 멸망의 나날"을 겪으면서도 "유리에게 ‘맨발’이 있듯이 내겐 오래 제련해온 "나의 문장""으로 탈고의 고통을 감내했음을 토로했다.

 

소설 《유리》를 독자 앞에 내놓는 박 작가의 남은 꿈은 박 작가는 '이야기하는 바람으로 사는 것'이다. 그는 "유리처럼 나 역시 일찍이 나의 ‘주검’을 여실히 본 적이 있는바, 이 외 다른 길을 상상한 적은 한번도 없다"며 "당연히 나는 어제-오늘-내일도 이야기하는 바람으로 살기를 바란다"고 갈구했다. 

 

"기억해주기를. 나는 ‘이야기하는 바람’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야기’로서 나는 당신을 잡을 수 있지만 당신은 ‘바람’인 나를 결코 잡을 수 없을 거라고 상상하면 짜릿하다."

 

▲ 지난 11월 4일 건양대에서 개최된 제5회 와초 박범신 문학제에 참석한 박범신 작가와 정연주 건양대학교 총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 작가는 KBS 이사로, 정 총장은 KBS 사장으로 활동한 인연이 있다.     © 기자뉴스 이준희 기자

 

박 작가가 소설 《유리》를 온라인 연재하고, 소설로 펴내기까지의 1년 8개월의 시간 동안 한국 사회에는 혁명적인 변화가 있었다. 그 시간의 터널을 지나온 박 작가에게도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격랑의 짙은 주름이 한층 더 쌓였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진상규명과 특별법을 촉구하는 문인 선언 등에 참여한 박 작가는 박근혜 전 정권의 블랙리스트 작가로 낙인찍혀 지난 4년여 세월 동안 고초를 겪어 왔다.   

 

박 작가는 그 심정을 "오랜 시간 이 길을 여일하게 걸어올 수 있도록 허용해준 지난 시간에게, 함께 걸어준 독자들께, 그리고 좋은 책으로 엮어준 은행나무 출판사에게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표현했다.

 

박범신 작가의 소설 《유리》는 24일부터 온라인 서점과 주요 서점에서 전시, 판매된다. 소설 《유리》는 박 작가의 43번째 장편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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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1/23 [23:32]  최종편집: ⓒ 인터넷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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