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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청와대 안보실 행정관 쓰러진 위기의 순간, 손길을 뻗치다
주변 도움으로 의식 되찾아... 병원 진료후 업무 복귀
 
기자뉴스 이준희 기자 기사입력  2017/09/26 [04:24]
▲ 25일 12시경 청와대 춘추문 앞을 지나던 청와대 국가안보실 한 행정관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직후 출동한 119 구급대의 모습이다. 다행히 이 행정관은 의식을 회복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행정관은 병원에서 심전도 진단 결과,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업무에 복귀했다.     © 기자뉴스

 

[기자뉴스 이준희 기자] 25일 오후 청와대 국가안보실 소속 행정관이 격무로 쓰러져 병원 진료 후 다시 업무에 복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행정관은 병원에서 심전도 진단 결과 특별한 이상은 없다는 소견을 받고 안보실로 다시 들어가 일을 했다고 한다. 세상에 제일 귀한 것이 사람 목숨인데, 신체의 이상 유무를 꼼꼼하게 체크도 할 겨를도 없이 업무로 복귀할 정도로 지금 북미, 남북 간에는 일촉즉발의 대치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국가안보실 행정관이 청와대 춘추관 앞에서 쓰러진 때는 25일 12시 무렵이었다. 춘추관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필자는 동료 기자들과 인근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기 위해 막 춘추문을 나서고 있었다. 청와대 연풍문 방향에서 네 다섯 명의 일행이 필자 뒤로 막 걸어오고 있었다.

 

순간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 뭔 소리지? 하고 반사적으로 몸을 돌려 보니, 방금 뒤에서 걸어오던 사람들 중에 한 명이 바닥 위로 쓰러진 것이었다.

 

'어이구, 저런... 이게 무슨 일이야?'

 

필자는 바로 쓰러진 사람 곁으로 갔다. 쓰러진 그의 곁으로 일행이 급히 달려왔다. 필자는 반사적으로 "빨리 119를 부르세요"라고 말했고, 또 다른 일행도 이미 휴대폰을 꺼내어 전화를 했다. 보아하니 쓰러진 사람은 청와대 소속 직원임이 확실해 보였다. 일행들이 이 (추후 보도를 통해서 확인한 바) '행정관'을 춘추관 안으로 옮기려고 했다. 그는 의식이 없었다. 

 

필자가 보기엔 일단 응급조치가 급해 보였다. 그를 일단 옮기려는 일행에게 필자는 긴급 조치를 권유하고, 시멘트 바닥에 쓰러진 이 행정관을 일행들과 함께 손을 모아서 바로 눕혔다. 머리를 보호하고, 기도를 확보하기 위해 필자는 입고 있던 자켓을 벗어 돌돌 말아서 이 행정관의 뒷목에 받쳤다. 이어 행정관의 일행이 필자의 옷을 넘겨받아 기도 확보를 계속 진행했다. 

 

동시에 행정관의 일행 중 한 명이 심폐소생술을 여러 차례 시도했다. 시간은 길지 않았다. 10~20초 정도 심폐소생술을 시도한 이후에 잠시 멈췄다. 쓰러진 행정관의 의식이 있는지 재차 확인했다. 아, 천만 다행이었다. 살며시 의식이 돌아온 것이다. 이어 이 행정관은 일행들의 부축을 받아서 춘추관 안으로 들어갔다. 

 

때마침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서 밖으로 나온 춘추관 기자들과 청와대 직원들이 이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의식을 회복하고, 부축을 받으며 걸어 들어가는 이 행정관의 상태를 확인한 다음, 필자는 동료 기자들과 카페로 향했다. 동료 기자들도 이 쓰러진 행정관을 돕기 위해 함께 손을 보탰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몇 분 뒤 119앰블런스가 싸이렌을 울리며 춘추관 앞에 도착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 5분 안팎이 걸린 것 같았다. 이 장면을 휴대폰 카메라에 한 장 담았다. 그리고 이 일을 청와대 신규 출입기자들에게 알려줬다. 

 

커피를 마시면서 기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천만 다행이라는 얘기부터 시작해, 일이 너무 많아 스트레스에 시달렸나 보다는 등등, 청와대라서 그런지 몰라도 앰블런스가 빨리 온 것 같다는 얘기도 나왔다. (필자도 지난 여름에 지하철 역 구내에서 쓰러져 119를 불러 응급실에 간 적이 있는데, 그때 한 20여 분도 더 걸린 것 같았다.)

 

이후 필자는 보도를 보고서, 이날 오후에 춘추문 앞에서 쓰러진 분이 청와대 국가안보실 행정관임을 알게 되었다. 격무에 시달린 그가 점심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와, 일행들과 함께 춘추문 앞을 막 지나다가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이었다.

 

춘추관 앞은 아스팔트 도로다. 한낮에 태양빛이 아직은 따가울 정도로 뜨겁다. 정오의 춘추관 앞 아스팔트 열기와 격무와 스트레스(근본 원인은 북미간 강대강 대결로 인한 안보 위기 상황)가 겹쳐,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은 것 같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간에 위기의 순간에 혼자 있는 것은 불안하고, 위험하다. 이 행정관이 쓰러졌을 때 다행히 그의 동료들이 함께 있었고, 필자를 비롯한 기자들도 즉시 도움의 손길을 뻗었다.

 

북미 간의 강대강 대결 속에 대한민국의 안보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위기일수록 힘을 모아야 한다. 여럿이 함께 힘을 모으고, 지혜를 모으면, 그리고 단결하면 위기의 순간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국가안보실 소속 행정관의 쾌유를 기원한다. 그에게 휴가가 필요하다. 건강해야 일도 잘 할 수 있다. 

 

그리고 평화와 통일을 위한 청와대 행정관의 '안보 격무'가 속히 끝나길 갈망한다.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 우리 대한민국 온 국민의 바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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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9/26 [04:24]  최종편집: ⓒ 인터넷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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