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갈등해결, ADR 전문가 양성교육 눈길

▲ 김태기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오후 강의를 하고 있다,  © 기자뉴스

돈 많이 드는 소송 대신 화해를, 모두 손해보는 파업 대신 조정을, 선진국에서 보편화된 대안적 분쟁해결제도(ADR)가 우리나라에서도 화두가 되고 있다.

부당노동행위, 고용차별, 원하청 간 노동갈등 등 노동 사건을 일도양단식 판정(심판)보다 조정·화해·중재 등 대안적 분쟁해결제도(ADR)로 해결하자는 취지의 전문가양성 교육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노동위원회와 한국고용노동교육원이 손을 잡고 지난 5월 7일부터 시작한 ADR 전문가양성 기초과정(협상, 의사소통, 화해 조정 중재, 노동법 등 8시간 인터넷 교육 및 평가) 수료자를 대상으로, 한 단계 높은 심화과정 교육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

심화과정 교육은 한국고용노동교육원 서울교육장(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93번지)에서 이미 지난 7월 23일부터 25일까지 수강생 24명이 비숙박 24시간 교육을 받았고,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는 2기 교육을 마쳤다.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3기, 24명의 교육생이 입교한다. 심화과정 교육은 오는 12월까지 이어진다.

지난 12일 오후 1시 ‘고용갈등과 협상’ 주제로 강의를 온 김태기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강의에 앞서 “심화과정에 뽑힌 교육생들은 인터넷강의로 진행한 2700여 명의 ADR 기초과정 수료자 중 9 : 1의 경쟁을 뚫고 선택됐다”며 “이번 심화교육에 노무사, 변호사, 노동조합 간부, 회사원, 공기업 직원, 대학생 등 다양한 직종에서 오셨다, ADR 교육을 받겠다는 사람들이 폭발적”이라고 말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ADR 전문가 양성교육을 위해 <ADR 대안적 분쟁해결제도, 기초편>(2024년 4월, 박영사)과 (ADR대안적 분쟁해결제도, 심화편>(2024 7월, 박영사) 그리고 <ADR 사례연습 워크북>을 출판했다. ADR 교재 연구에 참여한 저자들이 직접 ADR 전문가 양성교육 과정의 강의를 맡았다.

이번 심화교육은 김태기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노동갈등과 협상)을 비롯해, 이준호 전 나사렛대학교 교수(고용갈등과 의사소통), 서광범 경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고용분쟁과 회해 활용), 윤광희 충북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직장인의 고충해결과 의사소통), 김용목 전 폴리텍대학 아산캠퍼스 학장(단체교섭의 성공원리), 김학린 단국대학교 교수(노동분쟁 조정과 중재), 이정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개별 노동법), 최영우 중앙경제HR교육원장(집단 노동법) 등이 강의를 한다.

특히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며, 각 과목별 이론평가(80%)와 실습평가(20%)가 60점 이상이고, 평균점수 70점 이상인 자를 대상으로 수료증이 수여된다.

또한 ADR 고급과정 양성교육은 심화과정 교육 수료자를 대상으로 오는 2025년 3월 중 개설할 예정이고, 수료자에게는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ADR능력 인증서를 발급할 예정이다.

한편 우리 사회가 점점 다원화되면서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갈등도 매우 다양화되고 있다. 해고, 징계 등 부당노동행위부터 원하청 간 노노갈등, 근로조건 변경 관련 노사갈등, 직장 내 성희롱과 괴롭힘, 고용상 차별, 특수고용종사자나 플랫폼종사자들의 고용분쟁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노동 사건들은 기존 노동위원회의 일도양단식 판정시스템 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현실이기도 하다. 현재 새로운 형태의 분쟁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에서 노동분쟁을 신속히 처리하는 방법인 조정·화해·중재(ADR)를 통한 해결에 눈을 돌릴 때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간과할 수 없게 됐다. 이를 위해 ADR 전문가가 필요하고, 중앙노동위원회와 한국고용노동교육원이 주관한 ADR 전문가 양성교육은 그런 취지를 담아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ADR전문가 심화과정 교육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 기자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