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중반' 젊음 못지 않은 건강 과시, 할머니의 인생사서울 강북구 4.19로 13길 거주 임오십령 할머니
그는 80년대 한식과 일식 자격증을 땄고, 당시 시대적 상황으로 여자 운전자가 드물 때 운전면허증을 따, 승용차(자가용)를 운전했다. 현재 고령으로 인해 운전면허를 반납해 운전은 하고 있지 않지만, 음식 솜씨만큼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9개 곡물을 이용한 선식, 어죽이라고 불리는 여름철 보양식 철렵국, 신설록, 북어국 등 많은 메뉴의 레시피를 과거 노트에 가득 적어뒀다.
하지만 집에 책이 많아 일부 책을 버리는 과정에서, 나이가 들어 쓸데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몇 년 전 레시피 노트를 버렸다는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하지만 자신이 만든 음식의 레시피는 아직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고, 언제든지 만들 수 있다고.
이와 관련해 10일 오후 2시 30분 서울 강북구 4.19로 한 찻집에서 임오십령(85) 할머니와 대화를 나눴다.
이날 여름철 보양식과 건강식으로 각각 철렵국과 선식을 추천했다. 철렵국은 매기를 이용해 만든 음식이고, 선식은 검은콩, 흰콩, 검은 깨, 율무, 현미 찹쌀, 보리쌀, 기린, 카무스, 공임 등 9가지 곡물로 만든다. 특히 각 곡물 간에 비율을 맞춰, 방앗간에서 볶아 가루로 만들고, 꿀과 함께 물에 타 마시면 정말 고소하고 맛이 있다. 직접 마셔보니 정말 좋았다, 건강식인 셈이었다.
특히 할머니는 어릴 적 학교를 다니면서 무용을 했다. 하지만 어린 나이 시집을 와 배우지 못했고 무용이 배우고 싶어, 60대 중반부터 우리 전통춤을 배웠다. 70대 중반까지 어연 10여 년을 춤에 매달렸다.
장구춤, 살풀이, 어우동, 춘향가, 부채춤, 설장구, 화관무 등 10여 가지 전통춤을 췄고, 시니어대회에 나가 10여 차례 상도 타는 둥 실력자였다. 특히 ‘한이 맺힌 사람의 한을 풀어준다’는 살풀이춤을 좋아했고 잘 췄다. 대회 나가 살풀이춤으로 최우수상도 받았고, 어우동으로 금상을 받았다.
경남 사천이 고향인 임오십령 할머니는 1965년 25살에 남편과 결혼했고, 시집와 시댁의 11식구를 챙겨야 했다. 남편은 한정식 사업을 했다. 지난 2년 전인 2022년 4월 10일 남편이 영면했다. 살아생전 여행, 등반, 부부 모임 등을 자주해 금실 좋은 부부로 소문났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면 하루 종일 누운 적이 없다. 계속 움직인다. 제때 밥을 먹고, 열심히 운동을 하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특히 부부 사이란 살다보면 좋은 일도 있고 좋지 않은 일도 있지만, 그래도 함께 있는 것이 행복이라고 강조한다.
70대 때까지만 해도 남편과 함께 경치 좋은 설악산 봉정암과 문장대 등을 등반할 정도로 체력이 좋았지만, 80대인 지금은, 70대 때 거기에 서 있었다는 것이 꿈만 같다고도 했다.
임 할머니는 등반, 산책, 요리, 춤, 헬스 등 다양한 재능과 자질을 가졌고, 80대인 지금도 젊은 사람 못지 않은 운동과 규칙적인 식사, 대인관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작권자 ⓒ 기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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