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보다 못한 한미상호방위조약

[서평] 고승우 박사의 '한미동맹과 한미상호방위조약'

기자뉴스 김철관 기자 | 입력 : 2022/10/08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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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한국의 자율성을 철저히 봉쇄하거나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지속해 왔다. 한국이 경제 10위권, 군사력 6위권의 위상이라면 이제 제 목소리를 내면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기여할 때가 됐다."

 

고승우 사회학 박사가 쓴 '한미동맹과 한미상호방위조약'(2021년 11월, 지식공작소)'에서 강조한 말이다.

 

저자는 지금까지 정상적이지 않은 한미동맹을 정상화해야한다는 점을, 이책을 통해 강조하고 있다. 특히 불평등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이 다른 나라의 군사동맹과 차이가 있는 부분은 미국의 권리와 조약의 시한이 없다는 점이다.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시킨 제4조 '미국이 자국의 육해공군을 대한민국 영토 내와 그 부근에 배비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대한민국은 이를 허락한다'고 돼 있다. 또한 6조에서 '어느 한 당사국에게 1년 전에 미리 폐기통고하기 이전까지 무기한 유효하다'는 등의 내용은 미국의 우월적 지위를 항구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필리핀, 일본과 맺은 조약에서는 미국의 권리를 인정하다는 조항이 없으며, 조약의 시한을 10년으로 하고 조약의 시효가 만료되는 시점에 미군 주둔의 필요성 여부를 재검토하게 돼 있다.

 

이 때문에 저자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두고 미국이 수퍼갑이고 노예조약이라고 일갈한다.

 

"미국과 필리핀의 상호방위협정은 미군은 필리핀군의 기지 내에서만 주둔이 가능하고 영구 기지는 안 되며, 필리핀 국내법의 적용을 받아아하고 핵무기 반입도 안된다. 한미상호방위조약 때문에 비핵화 추진과정에서 한국이 왜소해지고 한반도 당사자인 자주 국가의 역량 발휘가 불가능하다. 이 조약이 한반도 평화정착을 가로막는 심각한 걸림돌이다." - 서문 중에서 

 

저자는 한국이 21세기 최악의 불평등 조약인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대해 침묵하고 미국이 냉전시대의 기득권에 집착할 경우,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은 더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등을 고려할 때 한미동맹의 근간으로 중요성이 있다 해도 21세기 국제사회에서 그 타당성을 인정 받기 어려을 정도로 심각하게 미국 쪽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주권국 한국의 헌법 제 10조, 35조, 37조, 66조, 120조 등에 위배될 개연성이 크다." - 본문 중에서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성주의 사드 처럼 협의 없이 군사력을 배치하면서 미국 대신 한국 정부가 주민들과 충돌해야 하고, 이 조약으로 인해 미국 대통령이 선제타격권 행사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되고 있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전시작전권 전환에 대해서도 북한의 핵문제 등을 앞세워 무기한 연기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이에 대해 가타부타 말이 없다는 것이다. 전작권 전환 문제에 있어서도 미국이 갑이고 한국이 을처럼 보인다고. 저자는 유엔사를 두고서도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일 군사관계의 핵심 축이라고 지적한다.

 

저자 고승우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사회학 석박사를 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장, 한겨레신문 부국장, 한성대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2020년 11월 제2회 민족일보 조용수 언론상과 제26회 통일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인문학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때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TV리터러시> <한겨레 창간과 언론민주화> <분단을 넘어 통일을 향해> <논리로 떠나는 통일여행> <5.6공 언론비판서> <반핵과 미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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